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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人行必有我師

친구들과 함께 관악산에 오르다

by 지킬박수 2012. 3. 2.
이런 것도 팔자인가?
지금껏 살면서 처한 환경이 대부분 선배로부터 뭔가를 배우기 어려웠다.
대학원 실험실은 내가 첫 기인 탓에 선배가 없었고, 회사도 사장님을 빼면 내가 그 다음 나이.
그렇다 보니, 훌륭한 친구, 후배들이 나에게는 스승이어야 하는 셈.

고등학교 친구들과 갑작스레 만들어진 번개 산행.
삼일절을 기념(?)해 관악산에 올랐다.
사당에서 연주대까지 3시간, 다시 서울대 공학관으로 1시간.
올 들어 첫 산행이다 보니 힘도 많이 들고,
역시 왼쪽 뒤꿈치는 내 몸이 정상이 아님을 끊임 없이 알려 준다.

사리분별이 바르고 참 영리하게 사는 친구.
주어진 상황을 잘 파악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적절한 판단을 한다.
몇 년 술에 찌든 탓인지, 다행히 이제 그곳으로부터 벗어났지만,
조금은 지친 모습이지만, 곧 쌩쌩해지겠지.

국선 변호사로 일하는 친구.
사회 통념상 큰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할 수 있을 텐데도,
보람을 찾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소박한 길을 선택.

국내 대기업을 그만 두고 올해 미국 실리콘밸리로 옮기는 친구.
새로운 것을 찾아 도전할 수 있는 용기.
그 기회를 잡기 위해 그동안 많은 준비를 해 왔겠지.
하긴, 전에도 벤처에 뛰어 들어 몇 년간 치열하게 살았으니 그게 도움이 되었겠군.
실패가 때론 성공보다 큰 가르침을 주니까.

늘 긍정적인 친구.
이 녀석은 뭘 해도 효과가 있다. 맘이 열려 있는 탓에 좋은 쪽으로 노력하는 탓이겠지.
나처럼 많은 부분에서 삐딱한 사람이 보기에 참 부럽다.
부정해서 얻는 게 없는 것보다,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긍정해서 얻는 게 있는 게 나은 것.

무엇을 해야 할 지, 어떤 것이 가치 있는 것인지,
늘 흔들리고만 있는 내가 보기에 참 다들 부러운, 그런 친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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