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에 대해 별로 아는 게 없다. 그래서 경제학 관련 책은 버겁다. 졸립다. 게다가 자본주의라는 틀에 대해 별로 좋게 생각하지 않는 터라 이런 책은 썩 내키지 않는다. 어느 행사를 통해 공짜로 얻은 책이 아니었다면 내 돈을 주고 사서 읽었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책을 읽으면서 슬슬 화가 나기 시작했고 (자본주의에 대해, 시장 경제에 대해 너무 우호적이다) 나중에는 저자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려고 노력했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도 물론 있다) 뒷쪽으로 갈수록 지루해졌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인지 아니면 책 내용이 잘 정리가 되지 않은 것인지).
저자는 지난 5년 노무현 정부에서 정말 답답했겠다 싶다.^^ 이어지는 이명박 정부에서는 살 만 하려나? 건투를 빈다.
이런 사람은 한 번 읽어 보세요.
노무현 정부가 왜 그리 욕 먹는지 모르겠다, 시장 경제 왠지 맘에 안들어,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을 지지하지 않았다, 종합부동산세 잘하는 일이라고 봐, 고교 평준화 지지해,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 단, 이 책을 읽으며 때로 무척 화가 날 수 있음을 주의하는 게 좋겠다.
책 한 권 읽는다고 생각이 확 바뀔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비슷한 사안을 접할 때 좀 더 폭 넓게 생각해 볼 수 있는 배경 지식은 얻게 되리라 본다.
이런 사람은 절대 읽지 마세요.
참여정부 내내 울화통이 터져 죽을 뻔 했다, 국민연금 국가가 도둑질하는 것이라고 봐, 현대차 노조 정말 심하더라, 등등.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이 책 읽고 별로 얻을 게 없다. 읽으며 고개를 끄덕거릴 수는 있겠지만 읽고 나서 새로운 뭔가를 얻었다는 뿌듯함을 느낄 수 없을테니, 시간이 무지 많은 사람만 읽는 게 좋겠다.
이런 점이 좋더군요.
작년에 읽었던 벌거벗은 경제학이라는 책이 생각난다. 문외한의 눈으로 보기에 두 책의 내용은 비슷한 구석이 있다. 이 책이 훨씬 나은 점이라면, 우리 나라 상황을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같은 시장 경제의 원리에 대한 이야기라도 바로 와 닿을 수 있는 우리 사례를 통해 전달하기 때문에 좋다.
이런 건 좀 아쉬웠어요.
각 장마다 박스 처리된 내용이 한 두 꼭지씩 있는데, 이것이 글 읽는 흐름을 방해한다. 차라리 각 장의 끝에 배치했더라면 더 낫지 않았을까? 글을 읽다가 중간에 끼워 읽을 게 아니라면 지금처럼 배치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게 별로 없어 보인다.
한 권의 책으로 내용이 완벽히 정리되지 못한 느낌이 있다. 각 장마다 독립된 내용을 다루지만, 읽다 보면 같은 내용이 반복해 나오는 경우가 있다. 마치, 따로따로 기고했던 글들을 모아 묶어 놓은 듯한 느낌. 그리고, 뒷쪽으로 갈수록 지루해지는 것은 내 집중력이 떨어진 탓이 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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