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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삶

흔들림

by 지킬박수 2013. 5. 2.

오래 전 '넘버3'라는 영화를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난다.

주인공 건달 한석규는 스스로가 넘버2라고 주장한다. 다른 이들은 넘버3라 생각하지만.

한석규가 여친 이미연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정확히 기억할 수는 없지만 대충 이런 대화가 오간다.

 

이미연 : 나 사랑해? 얼마만큼?

한석규 : 51%

이미연 : 뭐야? 100%가 아니고 겨우 51%야?

한석규 : 51%면 다 믿는 거야. 세상에 100%가 어디 있어?

 

그만큼 무엇이든 절대적인 것은 없으며, 늘 상대적인 흔들림 속에서 왔다갔다 한다는 뜻일 터다.

 

선택을 해야 하고, 그것 때문에 고민하고, 51%를 믿고 결정을 한다.

하지만, 다음 순간 49% 쪽을 다시 들여다 보면 그 나름 아쉬움이 크다.

2%만큼을 반대쪽으로 옮겨 놓으면 이 괴로움이 사라질까?

그때는 또 다른 생각으로 고민하게 되겠지.

 

흔들린다는 것. 삶은 참 어렵다.

 

도종환님의 시를 읽고 위안을 삼아 볼까?

산다는 것은 흔들림을 멈출 수 없다는 것, 늘 그렇게 흔들리고 있는 게 삶의 본질이라는 것,

그 사실을 받아들이면 맘이 좀 편해질 지 모르겠다.

흔들림이 멈추면 그것은 사는 것이 아닐 테니까.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 나는 간절히 원한다. 제발 흔들림이 멈추기를!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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