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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고생각하며

이사에 얽힌 오해와 진실, 그리고 씁쓸함

by 지킬박수 2008. 2. 24.

집이 좁아 좀 넓은 곳으로 이사를 하기로 했다. 빚 내서 산 지금 집을 전세 주고 다시 전세금을 더 빌려 다른 전세로 옮기는 거다.

오해가 있다. 부동산비를 아까볼 생각으로 회사 직원들에게 메일을 띄웠다. 혹시 전세 찾는 친구가 있나 싶어. 그런데, 이게 웬일? 집을 두 채나 가지게 된 거냐며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생긴다. 이런...

진실은 완전 반대. 그나마 조금씩 갚아 나가 줄어들고 있던 빚이 왕창 늘었다.

지난 목요일에는 회사 직원과 소주 한 잔을 했다. 전화벨이 울려 받아 보니 부동산. 내놓은 집이 나갔다고 한다. 전세 500만원만 깍아달라기에 좋다고 했다. 애도 없고 부부만 살 거라서 집을 깨끗하게 잘 관리할 거란다. 상관 없다고 했다. 오히려 혹시 도배라도 새로 해 달라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돼 추가 요구사항은 없냐 물었더니 없단다. 다행이다.

전화를 끊고 다시 술을 마시는데 또 벨이 울린다. 부동산이다. 다시 확인해 봤더니 애가 있단다. 괜찮냐고 묻는다. 살짝 짜증이 난다. 애가 있든 없든 뭐가 문제가 된다는 건가? 하지만, 당사자 또는 부동산 입장에서는 중요한가 보다. 집을 내놓을 때 그런 조건을 걸기도 한단다. 신혼부부만 가능하다는 식의.

씁쓸하다. 나 또한 불과 몇 년 전까지 세입자였고 이제 다시 세입자가 된다. 가진 사람들의 욕심. 힘 있는 사람 앞에서 줄어 들 수 밖에 없는 힘 없는 사람의 아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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