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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人行必有我師

소프트웨어 뭐 하러 더 하나?

by 지킬박수 2009. 11. 20.
소프트웨어 벤처를 하면서 고군분투하는 친구를 만나 물었다.

"뭐 하러 비전도 없는 사업을 계속 하냐? 지금이라도 접고, 딴 길 찾아 보자."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끝까지 해보겠단다. 미련이 남는다고 한다.
제대로 해 보지 못해서, 그래서 지금 멈출 수는 없단다. 괜찮은 제품 하나 꼭 만들고 싶다고.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나? 특히나 우리 나라에서는 정말 낙타 바늘구멍 통과하기다.

직원들에 대한 고민도 많다. 팀장 하나는 그만 두겠다고 하고 이번 주에는 지리산에
최종 결정 하러 들어 갔단다. 다른 하나는 매너리즘에 빠져 몇 해째 제 역할을 못하나 보다.
모질게 내치지 못하고, 그래도 회사 초기부터 함께 했던 사람이라 계속 품고 가나 본데.
그게 답인지 사실 참 갸우뚱이다.

조그만 회사. 몇 해 째 크게 성장하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
괜찮은 사람 데려다 그럴 듯한 일을 해 보고 싶어도 맘대로 그런 사람을 구하기도 어려운.
뭐라도 도와 줄 수 있으면 좋으련만, 내 능력이 안 되니 안타까울 뿐.
그저 건투를 빌 따름.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나 또한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문득.
친구가 이야기한 그 팀장만큼은 아니지만, 나 또한 지금 조직에서 그리 썩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일을 해 나가는 상황은 아니니.
게다가 내 발전을 위해 뭔가 준비하고 공부하고 고민하는 것도 많지 않고.

어렵다. 정말 전혀 엉뚱한 쪽으로 방향을 틀어 봐야 할까?
이번 월요일 정자동에 커피 와인점을 연 어느 후배가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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