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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고생각하며

제주도 4박6일(?) 여행

by 지킬박수 2016. 1. 27.

일단 시간순 기록 정리. 시간이 지나면 까먹을 테니까.

평생 기억될 만한 여행. 2박3일은 계획에 있었고, 더해진 2박은 신의 뜻. ㅋ


작년 11월 큰놈과 여행에 이어 두번째 이벤트.

2015/11/20 - [느끼고 생각하며] - 제주도 1박2일 여행


2016년 1월 마나님께서 갑자기 휴가 계획 통보. 1월 21일 목요일부터 이틀.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제주도로 결정.

1월 21일 목요일 아침 일찍 출발해 23일 토요일 밤 늦게 돌아오는 항공편 예약.

2박3일 일정.

제주도 가서 뭘 할까 정하지 않음.

일단 하루 올레길을 걸어보고 그 다음 일정은 그때 상황 봐서 정할 생각.


01/21/목 오전 6시25분 이스타항공 타고 제주도로.

01/21/목 오전 7시30분 공항 식당에서 아침 먹음. 성게미역국과 몸국.

공항 카페에서 올레길 7코스를 걷기로 결정. 풍광이 좋다는 이야기.

공항 리무진 600번을 타고 뉴경남호텔에서 내림.

01/21/목 오전 10시30분쯤 걷기 시작.

올레길 6코스 끝부분에서 출발해 7코스 전부, 그리고 8코스 조금.

총 23.7킬로미터.

경로는 https://www.endomondo.com/users/6691019/workouts/660059222에.

중간에 비가 내림. 일회용 우비 두 개, 우산 하나 있어 다행.


7코스 중 삼매봉에서 바라본 한라산 정상. 이때는 날씨가 맑아 정상이 깔끔하게 보임.


7코스 걷다가 사진 한 장. 문섬인가 보다.


점심 때를 놓침. 마땅히 먹을 데가 없음.

그런데, 눈에 들어오는 바닷가 허름한 천막.

할머니 한 분이 라면이랑 해산물을 팔고 있음.

오후 2시가 넘었을 듯. 해물라면 2인분 후루룩. 맛있음. 김치는 맛이 없음.


또 걸음. 아래는 범섬 사진.


이후 강정마을을 지나감.

해군기지 건설 탓에 코스가 바뀌어 있음.

곳곳에 깃발이 나부끼고.. 마음이 무거움.


코스 시작점, 중간점, 끝점에 스탬프를 찍을 수 있게 되어 있음.

7코스 중간에서 스탬프 꾹. 하지만, 스탬프를 찍은 종이는 지금 어디?

스탬프를 모아 찍을 수 있는 책도 파는 모양.

이때가 어둑어둑해질 무렵.


걸으면서 귤밭을 많이 봄. 귤이 많이 열려 있는데 따지 않음.

가격 폭락으로 울상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은데 실제 그렇다 함.

정말 너무너무 귤이 많아 속상함.


마땅히 머물 곳이 없어 목표로 삼은 곳까지 많이 걸음.

중간에 어묵 하나 사먹고, 귤 천원어치도 삼.


완전히 어두워진 다음에야 숙소 앞에 도착.

숙소 건너에 꽃돼지연탄구이에서 저녁과 반주 한 잔.


숙소는 히든호텔. 예약하지 않아 난방 안하고 있었음. 처음에 추워 디지는 줄 알았음.


푹 자고 이제 다음날, 01/22/금.

더는 못 걷겠다는 마나님 의견에 따라 가파도와 마라도에 가기로 결정.

마라도에서 유명하다는 짜장면 한 그릇 먹기로.


01/22/금 아침 숙소를 나와 한 시간쯤 걸어가 버스 타고 모슬포항으로.

01/22/금 12시쯤 모슬포항 도착.

아뿔사.. 가파도, 마라도 배편 결항.

이때부터 사실 꼬이기 시작한 것인데 눈치채지 못함. 날씨가 나빠지고 있었던 것.

가파도, 마라도에 들어갈 수는 있으나 나올 수는 없다는 공지.


점심 먹을 곳을 찾음. 인터넷 검색으로 부두식당으로 결정.

낯선 음식으로 방어조림 먹음.

그닥 맛은 없었음. 좀 퍽퍽하고 뭐랄까 좀 그랬음.

역시 조림은 갈치나 고등어가 좋은 듯.


점심 먹고 나서 이제 뭐 하나 고민.

올레길을 다시 걸어보기로 함.

모슬포항 근처에 11코스 시작점이 있음. 자 출발!

하지만 한 시간쯤 걸어 보니 역시 무리라는 판단. 걷기 포기.


01/22/금 오후 송악도서관에서 논의 끝에 제주시로 이동하기로 결정.

다음날에는 차를 빌려 편안하게 하루를 즐기기로.


전날 쌓인 피로는 찜질방에서 풀기로.

인터넷 검색으로 찜질방 하나 찾고 그곳으로 이동.

그런데 이런.. 지금은 사우나만 한단다. 찜질방 안한 지 몇 년 되었고.

카운터에 물어보니 롯데사우나에서는 찜질 가능하다고.

롯데사우나로 이동해 여유로이 찜질을 즐김.

01/22/금 오후 7시30분쯤 숙소 제주에어포트호텔 도착.


좀 쉬고 이제 저녁을 먹어야 할 시간.

9시 너머 근처 조그만 횟집으로. 이름 까먹음. ㅜ.ㅜ (나중에 확인, 해녀바당)

배가 많이 고프진 않아 3만원짜리 회로 특별 주문.

주방장 아저씨가 흔쾌히 만들어주심. 방어와 돔을 섞어서. 맛있음.


마무리로 탕을 하나 주문할까 했는데 주방장 아저씨 퇴근하신다 함.

조금 부족한 듯 해서 근처 분식집에서 고기국수 한 그릇으로 입가심.


01/23/토 운명의 날.

호텔에서 아침 먹고 렌트를 위해 이동하려는데 눈이 많이 내리고 있음.

택시 기사님 말씀, 이런 날은 렌트하지 말고 버스 타고 다니란다.

제주도 사람들 눈을 많이 못봐 눈길 운전 서툴다고.


망설이다 그래도 렌트하기로 결정.

01/23/토 오전 10시쯤 제주OK렌터카에서 레이 빌려 출발.

해안도로가 안전하다는 조언에 따르기로 함.

목표지는 카페 서연의 집. 영화 건축학개론에 나왔던 곳.


가는 길에 날씨 괜찮음. 바람은 많이 불고 춥기는 했지만.

아래는 김녕성세기해수욕장.

얇은 흰옷을 입고 사진을 찍는 젊은이들이 있는데.. 누굴까?


김녕성세기해수욕장에서 사진 한 장.

바다색이 무척 예뻤는데.. 사진에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옥색 바다.


옥색 바다.


01/23/토 오후 2시 너머 서연의 집 근처에서 전복뚝배기로 점심. 맛있음.

후식으로 귤을 한 무더기 싸주심.

이어서 드디어 서연의 집 도착.



서연의 집 2층에서 바라본 바다.

요앞 모래 있는 곳이 영화에서는 잔디가 깔려있던 곳.

주인공 둘이 누워있던 장면 생각이 난다.

이때까진 좋았는데.. 날씨도 좋아지는 것 같고.


이제 돌아갈 시간.

01/23/토 오후 3시 지나 출발. 날씨 괜찮으면 한라산 옆 도로로 갈 생각.

눈이 와있으면 풍경도 구경하고 좋잖아.

출발 전 혹시 몰라 일요일 항공편 조회해 보니 자리 많음.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눈은 더 내리고, 바람은 더 불고, 날은 어두워지고. 무서움.

한라산에서 되도록 멀리 해안도로 1132번 도로로 빙 돌아 운전.


이 와중에 전해진 항공편 결항 소식.

01/23/토 오후 9시25분 이스타항공 제주->김포 결항!


01/23/토 저녁 무렵 제주시 근처까지 왔는데 오르막길에서 앞차들이 올라가지 못함.

어쩔 수 없이 우리도 체인을 감기로.

렌터카 회사에서 문자로 보내준 동영상을 보며 공부.

마나님과 힘을 합쳐 체인 장착 완료!

내 평생 처음으로 체인을 감아봄.


01/23/토 오후 8시30분 무사히 차를 반납함.

저녁이 문제가 아니고 잘 곳을 구해야 함.

주말에, 항공기 결항에, 구하기가 쉽지 않을 듯.


01/23/토 오후 10시쯤 걸어서 렌터카 회사에서 번화가 쪽에 도착.

전날 묵었던 호텔에 전화해 보니 방 없음.

눈에 띄는 호텔 몇 곳 들어가 물어봐도 방 없음.

후져보이는 모텔 들어가 보니 '만실'이라는 공지가 딱.


그러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눈에 띈 디셈버호텔에 전화했더니 트윈 방 딱 하나 있다고 함.

방금 취소 전화가 왔다고.

더블은 없냐고 하니까 싫으면 관두라 함. ㅋ

호텔에 들어가 결제하는 동안에도 방을 구하는 전화가 걸려옴.


아이구 다행이다.


01/23/토 오후 11시쯤일까, 이제 출출하니 저녁을 먹어야 함.

호텔 옆 bhc치킨에서 치맥.

잘 곳이 있으니 그나마 행복해요.



그리고 밤새 있었던 일.

01/24/일 항공편 예약. 오전 10시 대한항공. 새벽 2시쯤 정말 어렵게.

01/25/월 항공편 예약. 오후 9시30분 이스타항공.

혹시 몰라 01/26/화 항공편도 예약.

또 혹시 몰라 01/27/수 항공편도 예약.


대한항공 예약 과정은 이러함. 개고생(?)임.

휴대전화로 인터넷 계속 검색 중 거의 막판 포기하려는 순간 표가 나옴.

휴대전화로 예약하는데, 결제는 IE에서만 된다고.

호텔 로비에는 사람 없음.

전날 묵었던 호텔에 가 보니 컴퓨터 있음. 그런데, 맥이네. 헐..

그옆 호텔에 무작정 들어갔는데, 윈도우 컴퓨터가 뻔히 보이는데도 없다는 경비원 아저씨.

어쩔 수 없이 피씨방을 찾아 이동.

피씨방에서 무사히 결제 진행.


이제 내일 비행기만 뜨면 돌아간다, 야호!

하지만, 결론은 기상 악화로 결항. 새벽에 문자 옴.

01/25/월 오전 9시까지 공항 활주로 폐쇄.


01/24/일 오전 7시쯤 숙소 하루 연장 가능한지 문의.

예약은 이미 꽉차 있고 대기자도 두 팀 있다고.

항공기 결항으로 기존 예약 취소 가능성이 있어, 어렵게 연장 결정 받아냄.

고마운 아저씨.


01/24/일 오전 아침은 건너뛰고, 영화나 한 편 보기로 함.

01/24/일 오후 12시30분 롯데시네마에서 '오빠 생각' 봄.

2016/01/27 - [영화/연극/공연] - 오빠 생각


활주로 폐쇄로 비행기가 안 뜨니 차라리 맘이 편함.

항공권 예매하려고 시도할 필요가 없으니.


영화 보고 나와서 찍은 사진 두 장.

날씨가 변화무쌍. 하늘이 맑다가 갑자기 눈보라.

두 사진 사이 시간이 몇 분 되지도 않음.



영화 보고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하고 이마트 들러 장을 봄.

이제 어디 나가기도 힘들고 숙소에 방콕할 생각.

숙소에서 김밥과 컵라면으로 저녁.


그 사이 활주로 폐쇄가 월요일 오전 9시까지에서 오후 8시까지로 연장되었다는 소식.

우리 비행기는 오후 9시 30분인데.. 과연 뜰까?

문어에 맥주 한 캔으로 하루를 마무리.


01/25/월 아침 느즈막히 일어남.

컵라면 하나로 허기를 달램.

숙소를 하루 더 연장해야 하나, 아니면 극적으로 돌아가려나 걱정.

오전 내내 소식을 기다리는데..

오후에는 비행기가 뜰 수도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옴.

오후 8시까지 폐쇄였는데 다행이 오후 2시까지로 변경.


01/25/월 오후 12시쯤 체크아웃.

부디 오늘은 서울로 돌아가라는 호텔 아저씨의 덕담을 들음.

호텔 앞에서 사진 한 장. 눈이 10cm 넘게 쌓인 듯.


그저께 회 먹었던 집에서 점심. 역시 전복뚝배기.


01/25/월 오후 2시 영화 하나 더.

메가박스제주에서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

2016/01/27 - [영화/연극/공연] -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


영화를 보고 나왔는데,

인터넷으로 항공 스케줄 확인해 보니 우리가 탈 항공편이 취소란다.

이건 또 무슨 상황인가???

이스타항공에 전화 시도. 계속 통화중이다.

마나님의 끈질긴 시도 끝에 드디어 통화 성공.

취소는 아니고 지연될 거란다. 그런데, 쉽게 믿어지지 않는다. 뭐지?

지연인데 왜 인터넷에는 취소지?


하여튼 불안한 마음에 공항으로 좀 일찍 가기로 한다.

01/25/월 오후 7시쯤 공항 도착.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확인해 보니, 우리 항공편은 취소된 것이 아니고 일정 조정.

일정이 조정되면서 편명이 바뀌었다고 한다.

이게 인터넷에는 기존 편명에 대해 취소라고 표기된 것.

이거 문제가 있다!

정말 얼마나 맘을 졸였는지.


9시30분 출발이 10시05분으로 바뀌어 있었고, 곧 11시 10분 지연 출발로 공지.

하지만, 지연, 지연, 또 지연.

결국은 다음날 새벽 2시에야 출발.

공항에 7시쯤 도착했으니 7시간을 기다린 셈.


누가 버리고 간 박스가 있어 자리잡고 기다림. 노숙자 느낌.

저녁은 공항 가기 전 산 김밥 한 줄씩으로 해결.




이렇게 생각보다 길었던 여행을 마무리. 2박3일 계획이 4박6일로.

이 정도면 평생 기억될 만한 여행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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