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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고생각하며

불치병

by 지킬박수 2011. 7. 27.
친구가 심각하게 묻는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일이 재미가 없어졌단다.
처음에는 의욕이 넘쳤는데 몇 달 하다 보니 더 이상 흥미가 없다고.
생각해 보니 늘 그랬던 것 같다면서 나한테 묻는다.
너는 어떠냐고. 하는 일이 재미있냐고.

그러면서 덧붙인다.
어쩌면 일 자체를 싫어하는 것 같다고.
어떤 것을 하느냐에 상관 없이 그냥 다 싫은 것 같다고.

웃었다.

세 가지 선택이 있다고, 그런 이야기를 어디서 들었다고 말해 주었다.
가장 좋은 것은 좋아하는 일, 재미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하는 일을 좋아하는 것이고.
이도 저도 다 아니면, 일 하는 시간과 삶을 확실하게 구분하는 것.
하기 싫은 일 되도록 빨리 마치고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라고.

그리고 덧붙였다. 어쩌면 불치병인지 모른다고.

정말 좋아하는 일을 진지하게 찾으려는 노력을 해 본 적이 없으니까.
그저 주어진 환경에서 적당히 노력했고,
다행히도(?) 그 결과가 괜찮았고, 그래서 그럭저럭 버티게 된 것.
문득 뭐 하고 있나 근본 질문이 떠오르면 막막해지는 거지.

가끔은 나도 불치병이 심해지곤 한다. 오늘처럼.
해야 할 일은 있으나, 정말 무지무지하게 하기가 싫다.
아무런 재미도 보람도 의미도 모르겠다.
미뤄 둔다고 우렁각시가 나타날 것도 아닌데..

아니다.

어쩌면 진짜 재미있는 일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봐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 트위터에서 봤던 글이 떠오른다.
If you are brave to say "good bye", life will reward you with a new "hello."


그나저나, 비, 정말 징그럽게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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