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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삶

전문연구요원 특례라는 우스꽝스런 제도

by 지킬박수 2011. 3. 9.
석사를 마치고 군대 대신 전문연구요원 특례로 3년 근무하는 제도가 있다.
그리고, 한 회사에 들어가 1년 6개월이 지나면 다른 회사로 옮길 자격이 생기고.
물론 회사에는 1년에 몇 명이라는 정원이 있고, 해마다 나라에서 엄격한(?) 심사를 통해 숫자를 정해 통보.

몇 해 전 웃지 못할 해프닝이 있었으니,
나라에서 중소기업을 살리겠다며 중소기업 특례 정원을 늘려 줬는데..
문제는, 없는 정원이 생겨 늘어난 게 아니라, 대기업 정원을 줄여 그것을 중소기업에 줬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원래 대기업에 가기로 되어 있던 인재(?)들이 어쩔 수 없이
중소기업 발전의 중대한 사명을 띄고 눈물을 머금고 중소기업으로 향하게 되었으니.
중소기업은 때 아닌 특례 풍년에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이제 시간이 좀 지나고, 앞서 말한 1년 6개월이라는 족쇄가 풀리자 하나 둘 대기업을 넘본다.
때마침 대기업에서도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네 뭐네 하면서 경력 사원을 왕창 뽑아대는 상황이고.
중소기업 정원으로 특례를 시작해 그 정원을 가지고 고스란히 대기업으로 탈출.

닭 쫓던 개 지붕 쳐다 본다고 했던가?
족쇄가 풀려 훨훨 날아가겠다는 사람을 잡아 둘 방법은 없고,
그렇다고 두 눈 멀쩡히 뜬 채 개발자가 빠져 나가는 것을 바라볼 수만도 없고.

'군바리'라고 해서 원하는 곳에서 일할 자유를 빼앗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렇다고 이제 막 적응해서 일 좀 할 만 한 개발자가 어느 날 갑자기 떠나 버린다면?
대기업은 좋겠다. 중소기업에서 쓸 만 한 개발자로 교육 좀 시키고 나니 그런 사람 데려다
일 잘 시킬 수 있어서. 살림살이 좀 만~ㅎ이 나아지겠네.

작년 가을에 이어 올 봄에도 회사를 떠나겠다는 특례 개발자가 있다.
그래서 좀 이런 저런 생각 하다가 끄적여 봤고.
자잘못을 떠나 무척이나 찝찝한 맘 어쩔 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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