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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고생각하며

바다 하리,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구나

by 지킬박수 2008. 12. 6.

K1 WGP 2008은 결국 레미 본야스키의 우승으로 끝이 났다. 결승에서 만난 바다 하리로부터 UFC, 프라이드에서나 나올 만한 파운딩, 스탬핑에 따른 실격패. 바다 하리는 왜 그렇게 흥분한 것일까? 거창하게 삶을 들먹여 보자면 이런 게 바로 사는 모습인 게지. 순간의 흥분을 제어하지 못하는 게 사람이고, 그 탓에 나중에 뼈져린 후회를 하게 될 수도 있고.

경기가 끝나고 나니 오래 전 마이크 타이슨과 에반더 홀리필드의 헤비급 권투가 생각이 난다. 타이슨이 홀리필드의 귀를 물어 뜯어 버렸던 엽기적인 경기. 당시 홀리필드는 한 두 대 때리고 껴안는 나름 지능적인, 상대 입장에서는 참 얄미운 작전을 썼고 슬슬 약이 오른 타이슨이 분노를 참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타이슨이 여러 문제가 많은 사람이긴 하지.

앞으로 바다 하리는 어떻게 될까? 처음 등장했을 때 보여 준 악동 이미지를 슬슬 벗고 점점 제대로 된 프로 파이터로 바뀌어 가나 했는데, 도대체 무엇이 그를 그토록 화나게 한 것일까?

본야스키도 사실 실망이다.

물론 어느 정도 충격이었는지는 본인만 아는 것이겠지만, 반칙을 당한 후 분연히 떨쳐 일어나 바다 하리를 아작 내버릴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솔직히 느낌으로는 갈등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대로 반칙승을 해 버릴까, 아니면 기운을 차려 해 볼까 말이다. 아무래도 위험 부담을 지고 싶지 않을 테고, 그래서 고개를 저으며 결국 주저 앉은 것처럼 느껴진다. 뭐 그냥 내 생각이 그렇다는 것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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