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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고생각하며

선배가 필요해

by 지킬박수 2011. 8. 1.
삶이 꼬이기 시작한 것은 석사 과정 진학할 때부터가 아닌가 싶다.
사실 삶이 꼬였다기보다는 스스로의 노력 부족으로 꼬이게 만든 것이지만.

어쨌든 이런저런 사정이 있어 새로 생긴 실험실에 진학했고
선배가 없는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물론 대학 다닐 때는 선배가 있었지만, 딱히 잘 어울리는 편이 아니었던 탓에 내
괴로움을 털어 놓고 도움을 구할 만 한 형편은 아니었고.

우여곡절 끝에 취업을 했는데, 직장에서도 거의 손 꼽히는 나이다.
생긴 지 몇 해 되지 않은 중소기업이다 보니 대부분의 개발자는 어렸고
관리자 중 한 두 명 정도가 나와 비슷한 나이.

이게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 둘 떠나는 중에도 버티고 주저앉아 있었더니
결국 나이로 넘버2가 되고 말았구나.
나이를 먹었으면 나이값이라는 것을 제대로 해야 하는데,
제대로 배우지 못한 탓인지 그게 잘 되질 않는다.

쓸쓸하다.

푸념이라도 늘어 놓고 싶을 때 찾을 수 있는 선배가 있으면 좋겠다.
그냥 "형" 하고 전화 걸어 불러내 놓고선 코가 삐뚤어지게 마시고
내가 취한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긴장하지 않으면서
내가 하고 싶은 말 다 내뱉으면서 의지할 수 있는 사람.

형! 형이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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