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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고생각하며

붕어빵 장수와 일과 삶의 조화

by 지킬박수 2008. 2. 5.
퇴근길에 전철역을 나서면 붕어빵 장수가 하나 있다. 오늘은 저녁을 조금 부실하게 먹어서인지 입이 궁금해서 2000원 어치 사가지고 가야지 맘 먹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붕어빵 장수가 벌써 집에 들어가 버린 거다. 시간을 확인해 보니, 밤 10시.

순간 은근히 부아가 치민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출출한 사람이 꽤 있을테고, 그때까지 장사를 해야 돈 좀 벌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사람이 배가 불렀나? 초저녁(?)에 벌써 좌판을 걷어 버리면 어떻게 먹고 살겠다는 건 지. 그러면서 이제 살 만 한가 보다, 열심히 일해야지 쯧쯧, 뭐 이런 생각들.

그런데, 다음 순간 요새 내가 나름대로 고민하고 있다는 "일과 삶의 조화", 2MB 시대를 맞아 각광 받고 있는 영어로는 Work and Life Balance (WLB)라는 녀석이 머릿 속에서 툭 튀어 나온다.

나 스스로는 일과 삶을 조화롭게 꾸려 나가려고 노력하면서, 다른 이에게는 황당한 요구를 하고 있구나 싶어 반성을 하게 된다. 붕어빵 장수도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가족의 품으로, 또는 친구들과의 술자리로 달려 갔겠지. 오늘 하루 한푼이라도 더 버는 게 중요하겠지만, 내일 무슨 사고라도 생겨 영영 보지 못하게 될 지 모를 '사람'과 삶을 챙기는 게 더 급한 일일 터다.

나 또한 그 균형점을 찾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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