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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삶

원격 데스크탑

by 지킬박수 2009. 1. 29.

오래 전 어느 IT 잡지에서 이메일이 바꿔 놓은 출장 간 직원에 대한 이야기를 읽은 기억이 난다. IT 기술이 발달하기 전에는 출장 간 직원의 경우 저녁 시간은 자기만의 것이었다. 때론 술 한 잔, 영화 한 편, 아니면 모든 외부와 단절된 곳에서 자기만의 휴식.

하지만, IT 기술의 발전은 이러한 자유를 빼앗아간 지 오래. 출장 일과를 마치고 호텔 방에 들어서면 맨 먼저 노트북을 꺼내 인터넷을 연결하고 메일부터 확인한다. 자주 휴대전화를 들고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과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 경우도 있고.

그 기사를 읽으면서 씁쓸해 했던 기억이 나는데...

기술의 발전은 갈수록 직장인의 시간을 앗아간다. 원격 데스크탑, 요놈도 마찬가지다. 물론 긍정적인 면도 있다. 전같으면 무조건 회사로 달려 갔을 상황이지만, 이제는 간단한 업무를 집에서도 처리 가능하니 얼마나 좋은가?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퇴근해서도 일로부터 온전히 벗어날 수 없다는 뜻도 된다. 일은 늘 쌓여 있는 거고 한 번 시작하면 여간해서는 중간에 멈출 수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 되도록 집과 직장을 엄격히 나눠 생활하려 노력하지만, 때론 그게 쉽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러면서 생각한다. 내가 뭐 하고 앉아 있는 것인가? 이런 환경에서도 적절히 활용하면서 잘 사는 사람, 당연히 있을 거다. 하지만, 나는 그 범주에 들지 못하니 참...

그냥 모처럼 퇴근하고 컴퓨터 앞에 앉아 넋두리다. 배부른 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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