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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삶

떠나 보내기

by 지킬박수 2009. 1. 13.

냉정하게 독하게 사는 게 좋은 것 같다.

오늘은 개발자 하나가 회사를 떠났다. 스스로 사람들과 어울리기 싫어하던
녀석이니 제 앞길을 제가 개척해 나가겠지.
나가는 녀석이 아무 말도 없었고, 그러고 보니 나도 미처 신경을 못 썼구나.

또 한 개발자도 곧 그만 둘 모양인데...
이 녀석 말 하는 게 가슴을 후벼파더라.
선배들을, 결혼해서도 늦게까지 야근하고 때론 철야에 주말 근무에 그렇게 힘들게 사는
선배들을 보고 있노라면 '안타깝다'고 한다.
전산을 전공했고, 지금껏 이 계통에서 일을 해 왔지만 더 이상은 못하겠단다.
그렇다고 딱히 뭔가 다른 게 간절히 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쯤 해서 떠나겠다 한다.

해 줄 말이 없다.

전에 어떤 녀석이 그만 둔다기에 물었다. 새로 가려는 회사가 도대체 뭔가 좋으냐고,
우리 회사보다 나은 게 뭐냐고. 그랬더니, 주말에 고객사에서 전화가 오지 않는단다.
더 이상 해 줄 말이 없더라.

그러더니 이번에도, 선배들의 모습이 안타깝다는 녀석에게 딱히 해 줄 말이 없다.
그래도 함께 버텨 보자고, 그렇게 이겨 내면 좋은 날이 오지 않겠냐고, 아니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무척이나 뜻 있는 것이라고
그렇게는...

차마 말 못하겠다.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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