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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고생각하며

담배, 혈압, 중풍

by 지킬박수 2008. 12. 23.

아버지께서 올해 담배를 끊으셨다. 칠순이 코앞이니 50년은 피우셨을 담배를 드디어. 몇 번 시도한 적이 있으셔서 이번에도 쉽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잘 버티고 계신다. 전에 혈압 검사를 받았는데 높게 나온 모양이다. 그래서 그야 말로 건강을 생각하셔서 결단을 내리신 거다.

건강... 중요하다. 하지만, 아버지께서 더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건 '짐'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맘이었으리라. 이제 더 이상 경제 활동을 하지 않으시니, 그래서 아들 집에 더부살이한다고 여기시니 절대로 건강해야 하는 거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렇게 단칼에 담배를 끊어버릴 수는 없는 노릇.

결과야 좋지만 한편으로는 맘이 짠하다.

어머니가 허리가 아프시단다. 친구 녀석이 하는 재활의학과에 오늘 아침 가신 모양이다. 오른쪽 다리에 감각이 좀 없다는데, 친구 녀석과 통화해 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단다. 감각 신경에 문제가 있는 건데, 기능상 문제는 아니란다. 어머니는 혹시라도 중풍은 아닌지 걱정하셨다는 건데, 전혀 상관이 없다니 다행이다.

중풍... 어머니는 그걸 걱정하고 계신 거다. 몸이 불편한 것도 그렇지만, 혹시라도... 이 또한 맘이 짠하다. 어디 열심히 놀러 다니시려는데 풍으로 쓰러지면 곤란하다 이런 것도 아니고, 손주 돌보고 집안일 하시느라 힘들지만 그래도 절대 건강해야 한다는 바람. 절대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았으면 싶은 마음.

잘해 드리고 싶다. 돈 많이 벌어 멋지게 해 드리고 싶다. 차도 한 대 사 드렸으면 좋겠고, 아버지 침대도 바꿔 드리고 싶고, 20년 넘은 기타도 새것으로 하나 장만해 드렸으면 싶은데... 노력해야겠지, 작은 것부터.

친구 녀석과 전화 통화하고 갑자기 글이 길어졌다. 모두 건강하게 잘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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