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 WGP 2008은 결국 레미 본야스키의 우승으로 끝이 났다. 결승에서 만난 바다 하리로부터 UFC, 프라이드에서나 나올 만한 파운딩, 스탬핑에 따른 실격패. 바다 하리는 왜 그렇게 흥분한 것일까? 거창하게 삶을 들먹여 보자면 이런 게 바로 사는 모습인 게지. 순간의 흥분을 제어하지 못하는 게 사람이고, 그 탓에 나중에 뼈져린 후회를 하게 될 수도 있고.
경기가 끝나고 나니 오래 전 마이크 타이슨과 에반더 홀리필드의 헤비급 권투가 생각이 난다. 타이슨이 홀리필드의 귀를 물어 뜯어 버렸던 엽기적인 경기. 당시 홀리필드는 한 두 대 때리고 껴안는 나름 지능적인, 상대 입장에서는 참 얄미운 작전을 썼고 슬슬 약이 오른 타이슨이 분노를 참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타이슨이 여러 문제가 많은 사람이긴 하지.
앞으로 바다 하리는 어떻게 될까? 처음 등장했을 때 보여 준 악동 이미지를 슬슬 벗고 점점 제대로 된 프로 파이터로 바뀌어 가나 했는데, 도대체 무엇이 그를 그토록 화나게 한 것일까?
본야스키도 사실 실망이다.
물론 어느 정도 충격이었는지는 본인만 아는 것이겠지만, 반칙을 당한 후 분연히 떨쳐 일어나 바다 하리를 아작 내버릴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솔직히 느낌으로는 갈등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대로 반칙승을 해 버릴까, 아니면 기운을 차려 해 볼까 말이다. 아무래도 위험 부담을 지고 싶지 않을 테고, 그래서 고개를 저으며 결국 주저 앉은 것처럼 느껴진다. 뭐 그냥 내 생각이 그렇다는 것뿐.
느끼고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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